저녁 식탁에 둘러앉아 이런저런 하루 이야기를 나누던 중, 둘째가 무심히 말했다.
“오늘 미술시간에 포카 닷 작가에 대해 배웠어.”
“누구..? ”
“여자 작가 있가 있자나..
닷을 이용해서 작품 만든.. ”
“아~~~”
2021년, 코로나로 세상이 멈췄던 그 해가 떠올랐다.
답답한 마음을 뚫고 가족 셋이 용기 내어 다녀온 그 전시회 —
형형색색의 점들이 터져 나오는 쿠사마의 세계 속에서
우린 마치 오랜 시간 갇혀 있던 창문을 활짝 연 기분이었다.
그때 첫째는 미술에 푹 빠져서 작품 앞에서 한참을 서 있었지만,
둘째는 지루한 표정으로 “언제 끝나?”를 반복하던 꼬마였다.
그런데 몇 년이 지난 지금,
그 둘째가 학교에서 배운 작가의 이름을 기억하고
스스로 이야기를 꺼내다니 —
그 작은 기억이 이렇게 남아 있었다니,
가슴이 찡했다.
그래서 아이의 미술 선생님께 그때 찍었던 사진을 보내드렸다.
“이 작가를 실제로 본 적이 있어요.
그때는 몰랐는데, 기억하고 있네요.”
선생님도 함께 감동했다.
그 시절, 나는 늘 전남편에게 의지하던 여행을 혼자 계획하기 시작했다.
아이들과 단둘이 낯선 전시장에 들어가
무한한 점과 빛 속을 걷던 그 용기 하나가
오늘 이렇게 돌아와 나를 위로해주는 듯했다.
비록 넉넉하진 않았지만,
그 시간들이 우리 가족의 감수성과 기억을
조용히 자라게 하고 있었던 것이다.
Curomé의 팁 🌿
아이에게 남는 건 ‘완벽한 여행’이 아니라,
함께 걸었던 한 장면의 온도다.
가끔은 계획보다 용기가,
완벽보다 진심이 오래 남는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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